김진원
2026년 5월 25일 14:41:46
35년 오크통 숙성이라길래 엄청 무거울 줄 알았는데, 잔에 따르니 light gold 빛깔에 생각보다 가벼운 느낌이었어요. 코를 대자마자 살짝 old copper 같은 묵직함도 느껴지지만, 유자 껍질 긁는 듯한 상큼함이 먼저 훅 들어와요. 레몬 사탕, limoncello, 그리고 Juicy Fruit 껌 같은 달콤하고 시트러스 향이 진하게 나고, 뒤쪽에서 코코넛 리큐어 살짝 따른 듯한 달달함도 올라와요. 마셔보니 역시 relatively light 하고 thin 해서 부담이 없어요. 사우비뇽 블랑 화이트 와인 한 모금 마신 것 같은 산뜻함이 먼저 오고, 크림 에그 한 팩 까서 먹을 때 나는 달걀 노른자 같은 고소한 단맛이 은은하게 깔려요. 이스트 반죽(dough) 냄새도 살짝 나면서, 부추(leek)나 셀러리악 같은 흙내음과 채소의 미묘한 쌉쌀함이 꼬리에 남아요. 마치 과일 드롭 사탕을 입에 털어넣고 그 직후에 그레시니 같은 얇고 짭짤한 과자를 베어 문 느낌. 재밌는 건 점점 복잡해지면서 갑자기 프루트 룹스 시리얼 우유에 적셔진 그 달콤함과 인버고든(Invergordon) 계열에서 나던 가벼운 럼 특유의 부드러움이 올라와요. Havana Club 같은 라이트 럼의 달달함과 닮았고, 코코넛 리큐어 한 잔을 마실 때처럼 상쾌하게 끝나요. 피니시가 몰아치고 나선 모든 게 입안에 남는데, unbearable lightness 같은 건 전혀 없었어요. 약간 얇지만 깔끔하게 정리되는 느낌. 술이라기보다 주스나 리큐르 계열 디저트 마신 기분이에요.




















